29개월 아이 언어발달 – 멀티링구얼 #언어발달 #멀티링구얼 #29개월

우리 가족이 살고 있는 일본은 전국으로 긴급사태가 선언되었고, 코로나 사태의 상황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우리 아들은 여전히 밝고 씩씩하고 하루하루 쑥쑥 크고 있다.

벌써 30개월에 접어들다니… 세월이 참 빠르다.

29개월 언어 발달 상태를 정리해본다.


29개월의 언어 발달 그 첫째: 숫자의 개념을 이해하기 시작

26개월 언어 발달에서 수를 세기 시작했다고 썼었다.

이제는 여러 개가 놓여 있으면 one에서 ten까지는 거뜬히 순서대로 세우고 그 후로는 “eleven” “~teen”으로 띄엄띄엄 비스무리하게 말할 수 있게되었다.

26개월 언어 발달에도 썼지만 목욕을 하고 머리를 말릴 때마다 숫자를 세우기를 반복하길 900일 가량 해왔으니 순서를 외우는 것은 어쩌면 너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수의 개념”은 추상적이고 어렵기 때문에 아이들이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다.

그래서 나는 아이가 숫자를 순서대로 셀수 있다고 하더라고 그건 숫자를 이해하는게 아니라 외우고 있다고 생각한다.

숫자는 전에도 세울 수 있었지만 29개월이 되면서 조금 다르다고 느낀건 어떤 숫자는 적고 어떤 숫자는 많다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방울 토마토를 세개만 주니깐 다섯개를 달라고 한다.

“치즈 몇개 줄까” 라고 물으면 “FIVE!”라고 대답한다.

아이가 알고 있는 가장 큰 수는 다섯인가보다. ㅋㅋㅋ

 

29개월의 언어 발달 그 둘째: 디테일한 롤 플레잉

롤 플레잉을 하기 시작한것은 지난 달에도 썼지만 롤 플레잉이 더 디테일해졌다.

예를 들어 병원놀이를 하면 정말 많은 치료(?)를 순서대로 하고, 아들이 의사였다가 환자였다가를 반복한다.

어느날은 내가 진단서 비슷한 것을 쓰는 시늉을 했더니 아빠랑 병원놀이를 하면서 그대로 따라하고 있었다.

장난감 키친에서 요리를 할 때도 동작이나 상황들이 디테일하다.

요리를 하기 전에는 비누로 손을 씻는다.

처음엔 차가운 물이 나와서 뜨거운 물이 나올 때까지 조금 기다렸다가 비누로 씻고는 타월로 물기를 닦는다. 보고 있으면 기가 차다. ㅋㅋㅋㅋ

냄비의 뚜껑을 놓은 자리에서 뚜껑을 들면 그 자리에 마치 뭐가 묻은듯 닦아낸다. 매번…

쥬스가 들어있는 컵을 들고 가다 떨어뜨리면 쏟았다고 당황하면서 바닥을 휴지로 닦는다. 물론 컵에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았다.

오븐에 요리를 넣으면서 실제로는 없는 버튼을 “삐삐삐”하며 여러개 누른다. 내가 부엌에서 전자렌지 쓸 때 하는 행동이랑 똑같다.

야채나 과일을 썰면서 꼭지는 먹는게 아니라며 요리에 넣지 않는다.

등등등 놀이가 매우 디테일하다. ㅋㅋㅋㅋ

안 보고 있는 것 같을 때도 아이들은 우리를 자세히 관찰하고 있다는 것을 세삼 느낄 때가 많다.

 

29개월의 언어 발달 그 셋째: 노래를 많이한다

지난 달에 노래스러운 것을 많이 한다고 했는데 이젠 정말 다양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것도 마치 연주하듯이 피아노를 치면서 (물론 그냥 두들기면서) 노래를 부른다.

어린이집에서 선생님이 피아노를 치고 함께 노래를 많이 부르는데 그 상황을 재현하는 것이다.

식사를 하면서 노래를 부를때 빼고는 노래가 하고 싶어지면 꼭 피아노로 향한다.

피아노 커버를 열고 자리에 앉아서 손가락으로 악보 쪽을 가리키고 “음… 어딨지?”라며 자기가 원하는 노래를 찾는 것부터 시작한다. 물론 펴져있는 악보는 아들이 원하는 노래와는 아무 상관없는 곡들이다. ㅋㅋㅋ

그러더니 “앟, 여깄다!” 라면서 좋아하며 피아노 연주를 시작한다. 아들의 상상속에서 원하는 곡을 찾은 것이다.

여기서 신기한것은 분명 이 상황에서 선생님은 일본어로 할텐데 아들은 한국어로 번역해서 같은 상황을 재현한다.

반주도 꼭 빼놓지 않는것도 웃기다. ㅋㅋㅋ

처음부터 끝까지 FULL로 노래를 부르고, 낮은 건반에서 크게 부르는 버전, 높은 건반에서 작게 부르는 버전을 연달아 부른다.

물어보니 어린이집에서 그렇게 한단다.

피아노를 치면서 부르는 노래는 대부분이 일본어 노래이다.

밤에 잘 때 어느날부터 아들이 첫 몇 소절을 흥얼거리며 몇 곳의 노래를 불러달라고 했다.

“잘 자라 우리 (아들 이름)”, “나비야 나비야”, 그리고 “산토끼 토끼야” 이 세곡을 꼭 불러달라고 한다.

알고 봤더니 남편이 아이를 재울 때 불러줬다고 한다.

어느날은 내가 “곰 세마리”를 불러주니 맘에 들었는지 몇번이고 반복해서 불러달라고 했다.

며칠을 반복했더니 따라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어느날 갑자기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음과 가사를 정확하고 또박또박 부르는게 아닌가!!

내가 어릴때 우리 엄마가 하도 뭘 해보라고 시켜서 그런지 난 우리 아들에게 뭘 해보라고 시키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것 같다.

아이가 잘한다고 계속 해보라고 시키는 상황이 아이를 꼭두각시처럼 만드는거 같아서 나는 너무 불편하고 싫다.

그래서인지 노래도 같이 부르는 경우는 많아도 외우도록 노력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충분히 듣고 따라 하는 것만으로도 즐겁기만 하다면 충분히 기억을 한다.

나는 아이가 무언가를 할 때 부모에게 칭찬받고 싶어서,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닌 진정으로 자기가 즐거워서 했으면 한다.

 

29개월의 언어 발달 그 넷째: 언어를 섞는다

자기가 아는 단어와 문법을 이용해서 다른 언어를 섞는 것을 종종 본다.

예를 들면 문을 안 닫는다고 할 때 “안 close.” 너무 싫을 때 “Too 싫어.” 등의 표현을 쓸 때가 있다. 그냥 “너무 너무 싫어”라고 말 할 때도 있다.

단어들도 한 언어로만 알고 있는것, 두 언어로 알고 있는것, 세 언어 다 알고 있는것으로 나뉜다.

그러다보니 문장에서 언어를 섞어서 표현할 경우가 많다.

여러 언어를 동시에 배울 때 이런 점들을 걱정하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걱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단어가 그 언어의 문장에서 어떻게 쓰이는지를 이해하는 것 같은 표현을 쓸 때는 놀랍고 신기할 따름이다.

아직은 문장의 사용이 불완전 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크면서 아이의 언어가 발달하면서 해결될 문제들이다.

물론 자연스럽게 해결되지는 않고 그만큼 세 언어에 적절하게 노출시키는 부모의 노력이 필요하다.

요새 하도 섞어 쓰길래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당황하지 않을까 싶어 물어보니 어린이집에서는 일본어 잘한다고 하는것 보니 어린이집에서는 일본어를 메인으로 쓰고 있는 것 같았다.

아이들의 능력은 정말 무한한게 맞는것 같다.


우리 아들의 다른 개월수의 언어발달을 참고로 하려면 여기 링크로~

▪️19개월 아이 언어발달 – 영어

▪️20개월 아이 언어발달 – 멀티링구얼

▪️21개월 아이 언어발달 – 멀티링구얼

▪️22개월 아이 언어발달 – 멀티링구얼

▪️23개월 아이 언어발달 – 멀티링구얼

▪️24개월 아이 언어발달 – 멀티링구얼

▪️25개월 아이 언어발달 – 멀티링구얼

▪️26개월 아이 언어발달 – 멀티링구얼

▪️27개월 아이 언어발달 – 멀티링구얼

▪️28개월 아이 언어발달 – 멀티링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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