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개월 아이 언어발달 – 멀티링구얼 #언어발달 #멀티링구얼 #35개월
아들이 만 세살이 되었다.
만 세살부터는 돈을 내야하는 곳도 많아 새삼 아이가 많이 컸음을 느낀다. ㅋㅋㅋ
지난 달 35개월 때의 언어 발달을 정리해보려한다.
아들 생일 여행이다 뭐다 바빠서 상당히 늦어졌더니 기억이 가물가물해지려해서 어쩔 수 없이 정말 특징적인것만 짚고 넘어갈까 한다. 흑..
35개월의 언어 발달 그 첫째: 상대방의 기분을 읽고 말한다
여자애들은 왠지 더 빠를지도 모르겠지만 우리 아들의 경우는 35개월부터 상대방의 기분을 읽고 말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느꼈다.
엄마가 화를 낼 것 같은 상황이나 화가 났다고 판단되면 자기가 먼저 “알았어. 이제 안할게.” 라고 말하거나 “엄마 화났어?” 라고 묻기도 한다.
또한 이 상황이 상대가 화나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하고 싶을 때 미리 선수를 칠 때가 있다.
예를 들면 자기 전에 아빠가 씻기고 옷을 입힐 때 기저기도 안 차고 나와서 엉덩이를 하늘로 치켜들고 네 발로 기어다니는 행동을 재밌다고 낄낄대며 할 때가 있다. (아들…… 휴….)
오늘도 이 행동을 하고 싶은데 하기 전부터 미리 말한다. “아빠 이거하면 화내지마~” 라고. 그러고는 또 엉덩이를 다 까고 돌아다닌다. 헐…
요즘 새끼 손가락 걸고 약속하고, 도장찍고, 복사하기를 아빠한테 배워서 아이가 자주 약속하자고 써먹는다.
아들이 먼저 약속하자고 해놓고서 약속을 안지켰을 때 “약속한거 아니었어?” 라고 물어보면 아들이 “알았어. 약속 지킬게.” 라며 행동으로 옮길 때가 있다.
물론 자기 생각대로 안될 때 고집을 피울 때는 작정하고 막무가내이지만……….
35개월의 언어 발달 그 둘째: 글자를 인식하기 시작한건가
책을 읽을 때 글자를 손으로 가리키면서 읽어내려가는 모습을 보인다.
글자라는 것이 읽으라고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는 건가?
나는 그동안 일부러라도 글자라는 개념을 아이에게 알려주는 것을 피해왔고 앞으로도 아이에게 한글이나 영어 알파벳 등 글자는 최대한 늦게 가르칠 계획이다.
한글을, 또는 영어를 남들보다 조금 빨리 읽는다고 좋은 점이 하나도 없다고 믿고 있다.
오히려 글자라는 틀에 갇혀서 아이의 창의성을 방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린 아이가 글자를 읽고 쓰는 것을 보면 똑똑하네! 라는 생각보다는 앵무새같다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전에도 쓴 적이 있는데 프랑스에서는 아이가 학교 들어갈때까지 읽기를 가르치지 않는다고 했다.
취학 전 아동은 자기 생각을 분명하게 말하는 연습에만 집중하고 읽기는 학교에 들어가서 배운다고 했다.
그래서 프랑스애들이 자기 의견 하나는 똑부러지게 말하나 납득이 된다.
나는 그게 자연스럽고 올바르다고 생각한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어 책을 많이 접해주고 있기에 자연스럽게 아이가 궁금해하면 조금은 가르쳐주겠지만 학교 들어가기 전에는 아이를 앉혀놓고 가나다…를 읽고 쓰게 하는 연습은 시키지 않을 것이다.
35개월의 언어 발달 그 셋째: 다른 언어의 구분이 더 확실해졌다
아이가 한국어, 일본어, 영어를 더 확실하게 구분하려고 한다.
전부터 그랬는데 35개월에 더 두드러지게 보인 특징이다.
“카보차는 보육원(어린이집)에서 쓰는 말이고 아빠는 호박이라고 해. 엄마랑은 Pumpkin.” “친구들은 train 몰라. 덴샤라고 해.” 이런식으로 다른 언어를 누가 쓰는지를 자주 언급한다.
티라노사우루스를 영어로 tyrannosaur는 발음이 많이 다른데 심지어는 가상의 인물 콩순이까지 들먹이며 언어를 구분한다. “콩순이는 tyrannosaur 라고 안해. 티라노사우루스라고 해.”
심지어는 나랑 남편이 조심하다가도 습관적으로 집에서 일본어를 쓰면 집에서 쓰는 말 아니라고 화를 낸다. 화낼 것까지는 없잖아… ^^;;
여기서 더해서 아빠는 영어를 안하는 사람으로 인식이 되어버렸는지 아빠가 영어책을 읽어주려고 하면 영어로 못 읽게 한다. 그냥 이야기해달라고 한다.
아빠가 영어 단어를 말하면 발음을 고쳐주려고까지 한다. 옆에서 보고 있으면 기가찬다. ㅋㅋㅋㅋㅋ
차로 이동할 때 스마트폰으로 책을 읽어주는 어플을 쓰고 있는데 우연히 스페인어가 흘러나왔더니 아이 귀에 너무 생소했는지 재미있는 반응을 보였다.
눈이 똥그래지더니 “이상해! 이상해!”를 반복했다.
그러더니 발음이 재밌는지 얼추 비슷하게 스페인어를 따라하면서 깔깔댔다.
그 다음에 차를 탔는데 이상한 말 책 틀어달라고 해서 다시 스페인어를 틀어주니 또 낄낄대면서 따라했다.
발음이나 억양이 영어와는 확실히 다른 스페인어를 비슷하게 따라하는 것을 보고 아이들의 귀가 확실히 좋다고 느꼈다.
그래서 어릴 때 언어를 배워야하는 거구나 라고 느끼는 순간이었다.
요새는 아이가 말하는 것을 보면서 “입만 살아가지고…” 라고 생각하게 될 정도로 아이가 유창하고 논리적으로 말해서 깜짝 놀랄 때가 많다.
만 세살이 되면서 정말 한층 더 큰 느낌이다.
다른 개월수의 언어발달은 이쪽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