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자유 놀이를 위한 장난감 소개 #자유놀이 #창의력개발

미취학 아동들의 성장에 대해서 공부를 하면 할수록 느끼는 것은 ‘자유로운 놀이’의 중요성이다.

어쩌면 요즘의 많은 부모들은 아이들이 얼마나 빨리 한글을 떼고, 영어 유치원에 다니면서 일찍부터 영어 귀가 열리고, 조기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서 아이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게 하는 것에 관심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정해지지 않은 놀이, 즉 부모가 봤을 때는 아무 목적없이 아이가 자유롭게 노는 것을 편안하게 느끼는 부모가 얼마나 될까?

그냥 놀기만 하면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고, 뭔가 하나를 더 배워야 할 것 같은 초조함을 느끼지는 않는지.

하지만 적어도 학교를 들어가기 전까지의 아이들에게 그냥 자유롭게 노는 것이 한글을 한 자 더 외우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노는 것도 다 때가 있는 법인데, 아이들에게는 노는 것이 곧 학습이라는 중요한 사실을 너무 간과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수학 놀이, 영어 놀이 등 ‘놀이’라는 개념을 붙여서 공부를 재미있게 가르치려고 하는 학습지나 교구들도 정말 많지만, 이렇게 무언가를 가르치려는 목적을 가진 것은 진정한 놀이가 아니다.

아이가 동네에 나가면 형/누나에서 또래, 동생들까지 다양한 나이의 아이들이 모여있고, 해가 어두워질 때까지 같이 술래잡기도 하고, 자기들만의 룰로 만들어진 게임도 하면서 뛰어 노는 것이 이상적인 놀이의 형태이지만 요새 아이들이 어른 못지않게 바쁘고 위험하다고 아이 혼자 집 밖을 못 나가게 하는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현실과 너무 먼 이야기이다.

1988의 쌍문동 골목길 같은 풍경은 옛날 이야기가 된지 오래다.

어쩔 수 없이 실내에서 많이 노는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은 넘치도록 종류가 다양하다.

하지만 장난감이 더 좋아지면 좋아질수록 놀 수 있는 방법이 너무 제한적이라 오히려 아이들의 창의력을 발휘하기가 힘든 장난감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우리 아들에게 더이상 장난감은 많이 사주지 않지만, 아이에게 장난감을 사줄 때는 정해진 방법으로 밖에 놀지 못하는 장난감은 피하려한다.

좋은 예로 남자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는 로봇 장난감이 있다.

정말 복잡한 방법으로 변신하고 어른들이 봤을 때 척척 변신 시키는 아이가 너무 신기하고 대단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장난감은 정해진 모양으로는 변신이 가능하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로도 변하게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의 창의력이 발달할 여지를 만들어주지 못하는 장난감이라고 생각한다.

밖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것만큼 좋은게 없지만 장난감으로 놀아야 한다면 영유아가 자유놀이를 할 수 있는 장난감을 소개해볼까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나의 개인적인 의견이다.

아래에 소개한 놀이 이외에도 노는 방법이 정해지지 않은 놀이면 된다.

 

문제점: 어른들이 정해주는 놀이로 넘치는 세상

아이들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이유로 요즘 아이들은 마음대로 놀 공간이 없다.

많은 아이들이 유아 시기부터 이것 저것 배워야 하는 것도 많아서 마음껏 노는 것은 상상도 못한다.

노는 것은 시간을 낭비한다고 생각되는 불안감 때문일까?

아이를 그냥 놀도록 내버려 두는 부모가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

키즈카페, xx체험 등등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놀이들로 가득 찬 세상이다.

너무나 잘 구성된 프로그램에 아이를 보내면 결과물도 그럴싸하고 아이가 뭔가 제대로 된 경험을 한 것 같아서 부모로서 뿌듯함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 많은 것들이 집에서 부모와도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요리 체험 대신 같이 먹을 저녁을 함께 요리를 할 수 있고, 자연 체험 대신 주말에 가까운 산에 올라가서 솔방울을 줍고 벌레를 관찰 할 수도 있다.

해외에 살다보니 한국의 키즈카페를 가본 적은 없지만 가끔 영상이나 인스타를 통해서 접하는 것만으로 시설이 정말 좋은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완벽하게 보호된 공간에서 인공적인 장난감들로 둘러쌓인 아이들이 그리 자연스러운 놀이를 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레고 (듀플로)

창의력 발달을 위한 장난감으로 레고가 많이 언급된다.

레고도 좋지만 유아 시기에는 아이 손으로도 잡기 쉽고 끼었다가 빼기가 쉬운 듀플로처럼 조금 큰 블록이 적당하다.

레고를 좋아하는 아이로 크게 하고 싶으면 먼저 듀플로 블록으로 실컷 놀게하라고 한다.

너무 이른 시기에 레고를 줘서 아이의 고사리 손으로는 마음처럼 안 만들어지는 경험이 쌓이다보면 레고에 대한 흥미를 잃을 수 있다고 한다.

요즘 듀플로나 레고는 딱 고정된 것을 만들도록 나오는 것이 많다.

예를 들어 레고의 경우는 스타워즈, 마벨 같은 것을 테마로 해서 굉장히 복잡하게 생긴 것들도 많다. (어떤 레고는 연령이 18세 이상이다.)

듀플로의 경우도 동물원, 소방서, 놀이 공원 등을 만들 수 있도록 되어있다.

하지만 그런 레고나 듀플로는 만들 수 있는 게 한정적이기 때문에 되도록 피하고, 아이의 상상력으로 뭐든 만들 수 있는 기본 블록 형태가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토이스토리 레고가 너무 귀여워서 내가 사서 만들기도 했지만…)

아이가 상상하는 어떤 것도 표현이 가능한 듀플로 블록은 정말 매력적이다.

아이가 조금 크면 기본 형태의 레고를 사주려고 계획중이지만 영유아에게는 플로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공구 놀이

한국말로 명칭이 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드라이버나 플라이어 같은 공구와 연결할 수 있는 부품들이 많이 있는 장난감이다.

대표적인 브랜드로 브리오(BRIO)가 있다.

BRIO Creative Set

우리 아들에게 사준 것은 위의 세트보다 부품 수가 조금 적은 211개가 들어있는 Builder Activity Set이다.

써보고 느낀 점은 만들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만들려면 Creative Set나 Activity Set 몇 세트는 섞어야 할 것 같다.

한 개를 완성 후 다른 것을 만들려고 하면 부품이 모자라는 경우가 많다.

3세부터의 장난감이지만 만 3세에게는 아직 조금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만 4세의 남자아이가 우리 집에 놀러온 적이 있는데 머리 속에 있는 것을 형태로 만들어 가는 것을 보고 정말 신기했던 경험이 있다.

남편과 나는 아들이 같이 놀자고 할 때, 많은 부품들을 앞에 두고 도대체 뭐를 만들어야 하는 거지?? 라고 우리의 창의력 부족을 뼈저리게 느끼곤 하는데 말이다.

고작 만들어봐야 샘플로 만들어둔 사진을 보고 따라하는게 전부다.

창의력 없는게 이렇게 슬플 수가…. ㅠㅠ

머리 속에 있는 것을 손을 써서 만들고 표현해 낼 때, 아이의 창의력에 불이 붙는다.

 

기차 레일

다음 소개할 장난감은 레일들을 연결해서 만들고 싶은 기차 레일을 만드는 기차 레일 세트이다.

레일장난감

나무로 된 재질, 플라스틱으로 된 재질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우리 아들은 토마스를 좋아해서 제일 처음에 산 기차 레일 세트가 일본에서 가장 흔한 ‘프라레일’이라는 플라스틱 기차 레일이라서 그 후로는 계속 같은 종류로 추가해주고 있다.

중간에 나무 재질로 살 걸… 이라고 좀 후회하기는 했는데 레일 모양이 다양해서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아직 아들이 어릴 때는 레일들을 연결하는 것이 서툴어서 내가 많이 만들어 줬는데 복잡한 레일을 만들다 보면 기차가 못 지나가는 길도 생기는 등 생각만큼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기차 레일 장난감 또한 아이가 만들고 싶은 설계를 어떻게 표현할지 생각하면서 만들어가는 과정이 아이의 창의력 발달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페트병 뚜껑

페트병 재활용을 하면서 뚜껑을 따로 모으기 시작했는데 모으다보니 어느새 100개 이상의 뚜껑이 모였다.

페트병 뚜껑을 와르르 식탁 위에 쏟고 노는데 나름 놀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다.

누가 누가 높이 쌓나, 피라미드 쌓기, 알 까기, 야바위(ㅋㅋㅋ) 등등

우리 아이도 의외로 페트병 뚜껑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했다.

각종 색깔의 페트병 뚜껑으로 요리를 하기도 하고, 길게 줄 세워서 뱀을 만들기도 한다.

아이들은 간단한 페트병 뚜껑으로도 수많은 놀이 방법을 찾을 수 있다. 

한가지 단점은 슈퍼를 가면 새로운 뚜껑이 없나 찾게 되는 것 정도일까? ㅎㅎㅎ

페트병은 뚜껑은 그냥 하나의 예일 뿐이다.

사소해서 쓰레기가 될 수 있는 것들도 많이 모이면 훌륭한 장난감이 될 수 있다.

 

자연

우리 부부는 결혼하기 전부터 캠핑을 좋아해서 아이가 태어난 후에도 캠핑을 자주 간다.

캠핑 갈 때 아이의 장난감을 따로 많이 챙겨가지는 않는다.

여름이라면 곤충 채집망과 물 총 정도를 가지고 간다.

아이와 캠핑을 가면 아이는 자연스레 주변에 있는 자연을 장난감 삼아 놀기 시작한다.

위의 사진처럼 돌을 모아다가 쌓기도 하고, 흙을 파고 놀기도 하고, 곤충들을 발견하고 관찰하기도 한다.

때로는 나무 장작을 불을 피우는 것을 도와주기도 한다.

풀, 나무처럼 자연이 주는 장난감으로 놀 때 아이들의 표정을 관찰해보길 바란다.

아이들은 정말 즐거운 얼굴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아이들의 주변에서 자연이 자꾸 사라지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자연과 가깝게 지낼 수 있도록 어른들이 도와줘야한다.

요즘은 캠핑도 대세라 많이들 가는데 아이와 함께 캠핑을 가보는 것을 어떨까?

물론 아이의 옷이 더러워지는 것, 손이 더러워지는 것 따위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용기, 조금은 위험해 보이는 것도 아이에게 해보게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플레이도우 (점토)

요즘 플레이도우는 함께 파는 도구들이 굉장히 화려하다.

팝콘 기계와 같은 도구가 있어서 플레이도우를 팝콘처럼 만들 수도 있고, 커다란 이 틀 모양에 플려이도우를 빚어 넣어서 치과 놀이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난 처음에 말했던 것과 비슷한 이유로 이렇게 많은 도구들이 미리 제공된, 그래서 아이가 그 틀안에서 생각하게 만드는 장난감들은 피하려고 한다.

그냥 여러가지 색의 플레이도우만 있으면 된다.

그것을 자를 수 있는 칼과, 납작하게 할 수 있는 롤러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원하는대로 모양을 만들 수 있는 말랑말랑한 플레이도우는 아이의 상상력을 표현하는 좋은 도구가 되는 것이다.

하루는 공룡 파크를 만들 수도 있고, 하루는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요리사가 될 수도 있다.

말랑말랑한 플레이도우가 아이의 손을 거쳐 멋있는 작품이 되는 모습을 지켜봐주자.

 

종이와 크레용

아이가 백지의 스케치북에 크레용으로 쓱쓱 자기 머리속을 표현해 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너무 신기하다.

아이가 가끔 나와 남편에게 스케치북에 같이 그리자고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정말 난감하다.

크레용을 손에 쥐고 흰 여백을 보며 멍을 때리다가 그 순간 눈에 들어오는 물건을 그리면서 창의력 결핍을 뼈저리가 느끼곤 한다.

우리 아들은 별로 고민도 안하고 크레용으로 백지를 채워나간다.

물론 자기만의 세계의 그림이라 뭔지 쉽게 알 수는 없지만. ^^;;

어느날은 남편이 귤을 그렸는데 그걸 보더니 아들도 귤을 자주 그렸다.

그런 걸 보면 우리가 어떤 그림을 그려주는 것이 조심스럽다.

색칠공부는 피하려고 한다.

그림을 알록달록 예쁘게 색칠하는 색칠공부는 남자 아이들보다 여자 아이들이 더 좋아하긴 한다.

그러고보니 왜 색칠’공부’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걸까.

아이들이 색을 칠하는 행동도 공부가 되었으면 하는 어른들의 마음일까…?

선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주의해서 색을 칠해야하고, 일단은 그림이 정해서 있는 것이 맘에 안든다.

몇 가지 색의 크레용과 종이로도 아이들에게 충분히 멋진 장난감이 될 수 있다.

 

프로그래밍 (아이가 조금 크면 해보고 싶은 놀이)

아이가 조금 더 크면 해보고 싶은 놀이가 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이다.

프로그래밍이 놀이라고?? 라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겠지만 아이의 흥미와 호기심이 동기가 된다면 충분히 놀이가 될 수 있다.

또한 아이의 창의력을 개발하기에 무엇보다도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프로그래밍 학원 같은 곳은 보내지 않을 것이다.

학원은 다수의 아이들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정해진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을 가르칠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

레고와 연결해서 로봇 프로그래밍을 할 수도 있고 스크래치(Scratch)와 같은 교육용 프로그래밍 언어로 공부가 아닌 오롯이 아이의 흥미와 호기심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그런 놀이를 했으면 한다.

아빠와 레고로 로봇을 만들고 엄마와 스크래치로 원하는 프로젝트를 해보고.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

 

결핍은 창의적 발상의 원동력

이것저것 소개하다보니 별거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블로그를 삭제하고 싶어졌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별거 없는 장난감이라 좋은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의 장난감을 아이에게 다 주라는 의미도 아니다.

우리 아들의 경험에서 보면 아이가 너무 많은 장난감에 한꺼번에 노출되다보면 쉽게 질리고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든다.

나는 창작에는 결핍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아이들도 스스로 생각하고 창의적인 놀이를 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결핍이 필요하지 않을까?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장난감이 아니라 정말 단순한 장난감, 그래서 노는 방법이 제한적이지 않은 장난감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열심히 노는 아이들을 응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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