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개월 아이 언어발달 – 멀티링구얼 #언어발달 #멀티링구얼 #27개월

26개월 아이 언어발달에서 언급했던 아이의 언어의 4단계 중, 우리 아들의 27개월은 3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중인것 같다. 가까운 지인들이 아들의 언어를 조금씩 알아들어주고 있다. ㅋㅋㅋ 하지만 아직도 할머니 할아버지는 우리 아들이 무슨 말을 열심히 하는데도 알아듣지 못하신다. ^^;;; 직접 만나서 대화하는게 아니고 화상통화라 그런것 같다.

27개월 아이 언어발달을 정리해본다.


27개월의 언어 발달 그 첫째: “그룹”의 개념

제목으로는 잘 전달이 안되는데, 쉽게 말하자면 “우리”, “다 같이”, “○○만” 이라는 단어들로 사물을 그룹으로 나누는 표현을 많이 쓰기 시작했다.

27개월이 들어서더니 처음으로 쓰기 시작한 조사는 “만”이다. 밥을 먹을때 XX(음식종류)만 먹는다고 하던지, ○○(아들 이름)만 뭘 한다고 하던지, 등등. 26개월 글에서도 썼지만 특별히 강조해서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 엄마 아빠와의 대화속 문맥으로 조사의 뜻을 파악하고 자기가 말을 할때도 쓴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하다.

“우리집은 여기”, “할머니집은 저~~~기”라고 구분한다. 물고기 피겨들을 가지고 놀면서 “다 같이”라고 했다가, 어떤 특정 물고기만 데리고 간다고 할때는 “고래만” 이라고 한다.

 

27개월의 언어 발달 그 둘째: 한국어의 어순이 영어 어순?!

아들은 “○○(자기 이름) 좋아 공룡” 이런 식으로 어순이 영어인 한국어 문장을 만든다.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아이들에게는 영어처럼 주어 다음에 동사를 말하는 어순이 더 자연스럽다고. 정말 그래서 한국어도 그렇게 쓰는건지? 그건 알 수 없는 일. ㅎㅎ

두 개 이상의 언어를 동시에 접해주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중에 아이가 헷갈려하는걸 우려하는 경우가 있다. 위의 예에 따르면 아이가 한국어와 영어를 헷갈려서 한국어 어순을 이상하게 쓴다고 볼 수도 있는 일이다. 한국어를 계속 저런식으로 말하면 어쩌지?? 라고 걱정하는 것도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아이가 언어를 배워가는 과정에서는 실제로 헷갈려서 섞어서 쓰는 경우도 많다고 본다. 하지만 배우는 과정이고 그걸 아이 스스로 고쳐나갈 수 있을거라 믿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가 한국어면 한국어, 영어면 영어를 바른 문장으로 반복적으로 아이에게 말해주어서 아이가 정확하게 머리에 INPUT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 글 맨 마지막에 조금 더 추가로 설명을 해놨다.

 

27개월의 언어 발달 그 셋째: 공감과 감정 표현

그림책에 나오는 동물이나 사람의 표정을 보고 감정을 읽어낸 후 “sad” “crying” “funny” “happy” “angry” 등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여기서 감정의 표현에 쓰는 단어는 거의 영어이다. 할로윈 호박이 웃었다 울었다 화냈다 하는 영어 노래가 있는데 그걸 아이가 너무 좋아해서 수 백번은 들은거 같다. 위에 나열한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는 다 그 노래에서 나온것들이다. ㅋㅋㅋ 귀여운 노래라서 동영상을 공유해본다.

아이가 그림책에 나오는 대충 그린 그림에서도 표정을 읽어내는 것이 신기했다. 이게 화난 얼굴로 보여?? 슬픈 얼굴로 보여?? 하고 신기해서 종종 묻곤 했다. 27개월을 산 아이도 상대의 표정을 보고 감정을 읽을 수 있다니 놀랍다. 근데 왜 하지 말라는 짓을 계속 해서 엄마가 화나 보여도 계속 하는거니??? 그건 별개의 문제인가보다. 휴….

 

27개월의 언어 발달 그 넷째: 소통을 통한 기다림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 어느때보다 소통이 잘 된다. 소통이 잘 되면서 아들이 엄마나 아빠가 눈앞에 없더라도 이유를 이해하고 있으면 엄마 아빠가 다시 올때까지 불안해하지 않고 잘 기다려준다는 점이다.

얘를 들어 내가 아들 방 가습기에 물을 채우고 온다고, 고양이에게 밥을 주고 온다고, (아, 이 말을 하면 꼭 같이 가자고 하니깐 이건 빼고 ㅎ) 화장실에 갔다 온다고 등등으로 이유를 설명하고 혼자 잠깐 기다리고 있어 라고 부탁하면 엄마가 무슨말을 하는지 알아!라는 듯이 세상 진지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떡끄떡 한다. ㅋㅋㅋ 갔다와서 아이가 뭘 하나 보고 있으면 거실 한가운데 앉아서 혼자 책을 읽고 있다. 너무 귀여운 순간이다.

물론 돌발 상황이 있을수도 있으니 아이가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곳(침대 안 등)일때만, 아니면 최대한 위험한 요소가 없을때 잠깐 자리를 비우는 정도이다. 아이가 침대 안에서 기다릴때는 반응을 보기위해 일부러 조금 더 긴 시간을 기다려보게 하기도 한다. 그래도 방에 가보면 늘 불안함 없이 여유있는 모습으로 기다려주고 있었다.

아들이 언어를 더 많이 이해하게 된 것과, 27개월동안 쌓아온 우리 사이의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조용히 책을 읽고 기다리고 있으면 반드시 엄마가 돌아온다는 신뢰. 앞으로도 아이와 소통을 잘 하기 위해서는 그 신뢰를 깨지 않는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아이를 멀티링구얼로 키우려는 부모님들에게

멀티링구얼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언어적 발달이 정말로 뒤쳐지는지에 대해서는 나도 관심이 많아 열심히 찾아봤기에 이 점에 대해 살짝 짚고 넘어가고 싶다. 두 개 이상의 언어를 동시에 접해주었을때 아이가 헷갈려서 언어 발달이 느리다는 학문적 근거는 없다.

아이의 언어발달 상태를 측정하는 방법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언어발달 정도를 봤을때 “사과” “귤” “수박” 이렇게 한 언어로 세 단어를 아는것과, “사과” “apple” “りんご” 이렇게 다른 언어로 세 단어를 아는것은 사실 같은 것인데, 우리는 한 언어로만 보고 아이가 다른 아이에 비해 1/3밖에 단어를 모른다고 보는 것에 문제가 있다. 언어발달을 측정하는 방법이 아직은 한 언어가 중심이고, 멀티링구얼의 언어발달을 제대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지는 않는다.

혹시 아이를 멀티링구얼로 키우고 있거나 키우려고 생각하는 부모가 있다면, 아이가 한 언어를 쓰는 다른 아이와 비교했을때 말이 느린것 같다고, 어휘가 부족한것 같다고 불안해 하지 말라고 부탁하고 싶다. 아이가 같은 사물을 보고 “사과” 또는 “apple”이라는 두개 이상의 이름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한 언어만 아는 아이에 비해 훨씬 장점일 수도 있으니.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아이가 28개월때는 유럽으로 여행을 갈 예정이다. 한국어, 일본어, 영어에 이어서 독일어라는 새로운 언어를 접하게 될텐데 아이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다.

몇번의 해외 여행을 통해 느낀점인데 여행을 갔다올 때마다 아들은 많이 성장해 있었다. 언어뿐만 아니라, 만나는 사람, 풍경, 문화, 등등 모든게 새롭기 때문에 이번 여행을 통해서도 또 한번 한껏 성장해서 돌아올거라 생각한다.

 

우리 아들의 다른 개월수의 언어발달을 참고로 하려면 여기 링크로~

▪️19개월 아이 발달 상황 → 19개월 아이 언어발달 – 영어

▪️20개월 아이 발달 상황 → 20개월 아이 언어발달 – 멀티링구얼

▪️21개월 아이 발달 상황 → 21개월 아이 언어발달 – 멀티링구얼

▪️22개월 아이 발달 상황 → 22개월 아이 언어발달 – 멀티링구얼

▪️23개월 아이 발달 상황 → 23개월 아이 언어발달 – 멀티링구얼

▪️24개월 아이 발달 상황 → 24개월 아이 언어발달 – 멀티링구얼

▪️25개월 아이 발달 상황 → 25개월 아이 언어발달 – 멀티링구얼

▪️26개월 아이 발달 상황 → 26개월 아이 언어발달 – 멀티링구얼

▪️28개월 아이 발달 상황 → 28개월 아이 언어발달 – 멀티링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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