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스트 게임 minsgame을 두 달 실천하고 992개의 물건을 비웠더니… #minsgame

전에 30일 동안 매일 버리기를 실천하고 쓴 블로그가 있다.

30일 동안 “매일 버리기”를 실천하고 이렇게 변했다 #미니멀리즘 #미니멀라이프

맥시멀리스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던 내가 뒤늦게 미니멀리즘을 알게 되면서 정리를 시작하게되었다.

처음 한 달을 경험하고 나의 삶이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후로 minsgame이라는 미니멀리스트 게임을 6월, 7월의 두 달 동안 실천해보니 처음 한 달하고는 또 다른 변화가 있었다.

두 달 동안 minsgame을 한 결과와 느낀점에 대해 써볼까 한다.

 

minsgame 이란 무엇인가?

minsgame(민스게임)이란 30일 동안 그 날짜에 해당하는 개수의 물건을 버리는/비우는 미니멀리스트 게임이다.

게임이라고 할 것까지는 없지만 게임 감각으로 즐겁게 하라는 의미일 것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1일에는 1개, 2일에는 2개…. 30일에는 30개의 물건을 비워야 한다.

처음에는 쉽지만 끝으로 갈수록 꽤 난이도가 높아진다.

처음 5일동안엔 겨우 15개를 비우지만 마지막 5일에는 140개를 비워야한다. 와우!

이렇게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30일동안 465개를 비우는 계산이 나온다!

나는 첫째 달은 30일, 둘째 달은 31을 했으니 961개, 심지어 두번째 달은 남편도 하루에 하나씩 비우기를 같이 해서 +30개로 총 992개를 비웠다.

그런데 웃픈건 집에서 992개의 크고 작은 물건들이 사라졌는데도 우리집은 아직도 물건들로 가득하다. ㅎㄷㄷ

그래서 내가 원하는 상태의 집이 될 때 까지 민스게임은 계속 해보려한다.

아직까지는 먼 여정이 될 것 같다.

 

“버리기”에서 “비우기”로 변했다

처음 정리에 대한 블로그를 썼을 당시만 해도 나의 목표는 “버리기” 였다.

쓰레기 버리는 날이면 몇 봉지씩 버리는게 일이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는 버린다는 것에 죄책감이 들기 시작했다.

우리집이 깨끗해지고 정리되는 것은 좋지만 이렇게 쓰레기를 배출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그래서 나는 필요 없지만 멀쩡한 물건들은 될 수 있으면 누군가에게 중고로 팔거나 무료로 나눠주는 “비우기”로 바꿨다.

하나 안 좋은 점은 물건을 바로바로 비울 수가 없다는 점이다.

중고 거래 싸이트에 올려서 원하는 사람이 바로 생기면 좋겠지만 물건에 따라서는 몇 달이 걸리기도 한다.

그래도 기다리다보면 원하는 사람이 나타나기에 계속 올려두기는 하지만, 그 많은 물건들을 집 안 어딘가에 오랫동안 보관해 둬야하는 단점이 있다.

생각같아서는 빨리 눈앞에서 치워버리고 싶은데….

하지만 그냥 쓰레기로 버리는 것보다 누군가에게 쓰여지는 물건으로 비운다는 느낌이 훨씬 좋기에 나는 계속해서 중고 거래로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려한다.

 

친환경에 관심이 생겼다

미니멀라이프와 친환경은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어보이지만,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하시는 분들중에 친환경적 삶을 추구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다.

적은 물건을 소유하려다보면 막 쓰고 버리는 물건들보다는 오래 쓸 수 있는 물건들을 찾다보니 자연스레 친환경적인 소비를 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나도 덕분에 자연스레 환경적인 면을 생각하는 소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플라스틱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나라도 플라스틱을 조금은 줄일 수 있을까.

플라스틱 용기보다는 유리 용기로 된 물건 사기, 되도록이면 포장이 과하지 않은 물건들로 골라사기, 화학 성분이 많이 들어간 것은 되도록 피하기, 페트병 되도록 사지 않기, 빨대 안쓰기, 개별 포장 된 것들 되도록이면 안 사기 등등 환경에 대해서 아무 생각없이 살아왔던 나의 일상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1일 1개 버리기로 시작해서 친환경적 소비라니.

정말 큰 변화이지 않은가?

이전에는 “나 하나 쯤” 이라는 생각이 강했다면 이제는 “나 하나라도” 라는 생각으로 변했다.

 

가족이 함께 변화하고 있다

처음엔 남편에게 비밀(?)로 시작했지만 점점 정리를 하면서 남편도 집이 깨끗해지고 있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두번째 minsgame을 시작하면서 minsgame에 대해 설명해주고 같이 해보지 않겠냐고 슬쩍 물어봤다.

정식 minsgame은 아니지만 일단은 하루에 한 개만 비우는 것으로 시작하기로.

남편도 그렇게 나와 함께 7월 한 달을 꽉 채울 수 있었다.

물론 내가 비울 것을 가져오라고 닥달을 한 날도 있었고 월말로 갈수록 마음이 헤이해져서 밀리는 날도 있었다.

마지막 날에는 3일치를 한꺼번에 올려야 했다.

하지만 어쨌든 끝까지 잘 해 준 남편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다음 달에도 minsgame을 계속 진행할 것이다.

남편도 하루에 하나 비우기를 계속 실천해 나갈 것이다.

남편 왈, 자기는 이제 책상만 정리하면 버릴게 더이상 없다고 한다.

그래 중간에 더이상 정리할게 없으면 중단하면 되니깐 한번 계속 해보자라고 했지만, 나는 내심 “정말 정리할게 없을까?” 라는 의심이 든다. ㅋㅋㅋ

결과는 두고봐야 아는 것이니깐.

 

미니멀라이프 비슷한 공간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정말 극히 아주 극히 일부지만 자꾸 비우다보니 미니멀라이프 비슷한 공간들이 집 안에 생기고 있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벽 쪽의 선반에서 물건들이 사라졌다.

저 선반위가 아이의 장난감으로 가득 채워졌을 때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는데 보면 아마 깜짝 놀랄지도. ㅎㅎㅎ

아이의 물건을 비운 건 아니고 다른 물건들을 비우다보니 아이 물건을 이동시킬 공간이 생긴 것이다.

물론 위의 사진을 찍기 위해 좀 과장되게 바닥의 물건들을 치워야 했지만, 예전같으면 우리집에서 상상도 못했던 이런 공간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나니 정리되고 비워있는 공간이 주는 마음의 편안함이 얼마나 큰지를 깨달았다.

집안에 이런 공간들을 더 많이 늘리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아직 멀었지만….

하지만 저 선반은 여전히 잘 비워져있다.

 

함께하면 더 힘이 나는게 정리

정리용으로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었고 나와 비슷한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서로 팔로우를 하면서 자극을 받을 수 있었다.

서로에게 코멘트를 달아주는 인친도 몇 명 생겼다. (감사합니다 ㅎㅎ)

다른 사람들의 정리된 집이나 정리하는 과정들을 보다보면 더 자극이 되고 나도 더 잘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

안타까운 것은 몇 달 지나고 친구 리스트를 보다보니 중간에 그만 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다.

역시 뭔든 꾸준히 하는 것은 어려운 것인가보다.

더이상 갱신되지 않는 어카운트들을 정리하면서 씁쓸했다.

정리는 한꺼번에 되는게 아니라 꾸준하게 해야하는 것이라고 믿기에 매일 실천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와 함께 민스게임을 하고 싶은신 분이 있다면 서로 응원하면서 함께 했으면 좋겠다. 인스타그램 친구 신청 기다릴게요! ^^

https://www.instagram.com/simplelife.ecolife/

 

마지막으로 두 달동안 비운 물건들로 만든 짧은 영상을 소개하며 마치려 한다.

 

 


정리하면서 도움과 자극이 된 책 두 권을 소개해본다.

두 권 다 정리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은 아니다.

미니멀라이프에 대해서, 정리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해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추천하는 책

40세에 은퇴하다

저자: 김선우

신문기자로 바쁘게 달려왔던 저자가 40세에 갑자기 은퇴를 한 후, 미국의 시골에서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하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이다. 나는 저렇게까지 할 수 없을 것 같지만 극단적인 미니멀리스트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느끼는 점이 많았다.

나도 딱 40세이기에 더 공감이 갔을지도 모르겠다.

 

당신의 마음을 정리해 드립니다

저자: 가키야 미우

장편소설이다. 정리하는데 왠 장편소설?? 하겠지만 집뿐만 아니라 마음도 청소해주는 정리 전문가의 활약을 그린 장편소설로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책 소개의 첫 줄에 “지금까지 읽은 그 어떤 정리법 책보다 더 강렬하게 집을 정리하고 싶어졌다!” 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다.

나에게 정리는 많은 물건을 버리고 정리하는 것일 뿐이었는데 몇 달 동안 정리를 실천하다보니 정리라는 것이 마음 상태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건의 정리와 마음의 정리는 연결이 되어 있다.

마음이 복잡하다면 주변을 정리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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